작업장통신

(64호) 봄날 길쌈방의 메이킹 스토리

2013.07.16 04:08

봄날 조회 수:2427

[두리번두리번] 작업장 통신

봄날 길쌈방메이킹 스토리



글 : 봄 날







뚝닥 뚝닥, 오늘도 마을작업장에서는 무엇인가 만들어진다. 목공소에서는 연신 나무를 켜는 톱소리가 진동하고, 여건이 맞지 않아 윗층으로 옮긴 노라찬방은 노라찬방대로 정해진 일정에 따라 맛있는 음식이 만들어진다. 자누리 생활건강의 천연 화장품은 문탁식구들의 뽀사시한 피부를 책임지고 있다. 중고장터에는 낯익은 단골고객이 드나들기 시작했다. 담쟁이 베이커리는 단숨에 문탁 아낙네들과 아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빠꼼이 더치커피 때문에 커피믹스는 이제 입에 대지도 못하겠다고 푸념들이다. 여기에 더해 봄날 길쌈방이 의류리폼, 수선, 패브릭, 가죽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호에는, 뭘 만들기는 계속해서 만드는 것 같은데 쇼룸에도 홈피에도 흔적이 없는 봄날 길쌈방의 그간의 제품들 중 나름대로 ‘히트’한 제품의 ‘메이킹 스토리’를 소개한다.



오픈 초기, 봄날 작업의 대부분은 의류 리폼에 쏠렸었다. 중고장터로 들어오는 의류 중, 팔리지 않지만 좋은 소재의 옷을 잘라 주로 가방이나 앞치마를 열심히 만들던 시절, 헌 옷으로 만든 앞치마가 새 천으로 만든 것보다 더 인기를 끌었다. 그건 아마도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앞치마’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가방’이라는 희소성에 기인할 것이다.


2012-08-31_14-57-16_6.jpg

2012-10-23_13-45-49_251.jpg



지인이 부탁한 것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천으로 만든 방석도 있고

2013-04-04_16-44-27_906.jpg




요렇게 어린아이의 옷을 이용해 앞치마로 리폼하기도 한다. 

2013-06-17_20-41-05_870.jpg

2013-06-17_21-11-40_623.jpg


헌옷을 보면 가끔 재미난 아이디어가 떠오르곤 하는데 그러면 작업이 아주 즐거워진다. 봄날 길쌈방이 만들어내는 대부분의 제품은 그런 즐거움 속에 만들어진다. 물론 즐거움만으로 작업할 수는 없다. 작년말과 올해초 세 군데의 학교에서 한 한급 학생들이 입을 앞치마를 주문한 적이 있었는데 처음 배색을 하고 디자인을 정할 때는 재미있지만 똑같은 것을 100개 넘게 만들어 낼 때는 단순재생산의 지루함 때문에 고생을 한 적이 있다. 그러나 봄날 길쌈방에서 만든 앞치마를 입고 활짝 웃으며 수업하고 있는 학생들의 사진을 봤을 때의 뿌듯함이란...



어느 날, 봄날 길쌈방에 뜻밖의 귀인이 찾아들었다. 가죽을 갖다주시는 귀인이...그 날이후 길쌈방의 주된 아이템은 ‘가죽제품’이 됐다. 여전히 옷 수선도 하고 리폼도 하지만 가죽의 매력은 강한 것이었다. 그리고 봄날의 아이디어가 더해져 가죽+패브릭 제품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01.jpg

FB_IMG_13451954145787959.jpg



봄날 길쌈방에서 가장 특징적인 제품을 꼽으라면 봄날은 단연 위 제품을 꼽는다. 청바지를 리폼하고 가죽과 매치해서 알록달록한 꽃을 붙인 모티브가 포인트인 이 ‘양면 빅백’은 한쪽은 가죽가방으로, 뒤집으면 청지 가방으로 쓸 수 있는 가방이다. 길쌈방의 강점과 환경을 가장 잘 살린 제품이랄까. 약간 무거운 게 흠이라면 흠이겠다.^^



봄날이 본격 카피제품을 만들기로 작정하고 만들어내는 가죽제품을 구경해보자.

2013-05-03_13-06-16_897.jpg

2013-06-24_21-58-15_790.jpg

2013-06-28_17-12-32_706.jpg


색상의 매치나 모양, 실용성 면에서 아직 조금씩 모자랄지도 모르지만, 비록 디자인을 조금 카피했다고는 하지만, 봄날 길쌈방의 가죽제품은 다른 어느 곳에서도 만날 수 없는 품질과 가격을 자랑한다(고 자부한다^^). 좀 더 다양한 디자인, 좀 더 실용적인 아이템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


자 이쯤해서 봄날 길쌈방이 자랑하는 인기상품 등장!! 바로 바로 요거... 지금까지 백개가 만들어져서 90개가 팔렸다는 ‘끈필통’이다. 만들때마다 조금씩 형태나 색상, 디자인이 달라지지만, 단순한 주머니 형태에 색상고무밴드와 가죽꼭지와의 색상배합이 포인트인 끈필통은 앞으로도 꾸준히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2-12-29_16-02-32_945.jpg




만드는 즐거움이 가장 컸던 작업중 하나인 ‘동물의 왕국. 발도르프 인형만들기 과정은 본을 뜨고 재단하고 바느질하고 솜을 넣는 일까지 까다로운 작업이기는 하지만, 만드는 내내 이것을 가지고 놀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기뻐했던 기억이 그대로 남아있다.


2013-03-09_14-56-14_486.jpg


5월부터 봄날 길쌈방에는 봄날과 함께 작업하는 동료가 두명 생겼다. 마음과 바람~. 꼼꼼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이들이 합류하면서 더디기는 하지만 조금씩 공동생산의 틀이 갖춰져 가고 있다. 저마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발휘해 ‘세상에 하나 뿐인 제품’이 더욱 다양하게 선보일 날을 기다린다. M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