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소

(75호)여여와 단지, 학이당에 다녀오다

2013.12.24 05:03

여여, 단지 조회 수:1392

[세미나투어 03]

우리도 그들처럼, 그리고 즐겁게

 

 

 

글 : 여여, 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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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미나투어3은 <이문서당>팀이 <학이당>을 다녀왔습니다. 낯설지는 않았으나 또다른 느낌을 받은 여여와 단지의 글을 전합니다. (웹진팀)

 

 

 

>>> 하필왈생(何必曰生)를 예민하게 탐구하는 학이당_여여

 

 

<학이당>은 내공 프로젝트 프로그램으로 동양철학을 공부하는 5년을 목표로 지금 2년째 거의 마무리 하는 세미나이다. 사실 나는 다른 세미나(투어)에 가고 싶었다. 그러나 <학이당>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서당공부만 하고 있는 나로서는 깊이 있게 공부하는 학이당 공부도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학이당이 공부하고 있는 법가가 조금 궁금하기도 했다. 법가는 내가 문탁에서 처음 ‘도의 논쟁자’ 세미나 할 때 발제를 맡은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지난해에도 장자가 궁금하여 어느 날 하루 학이당 가서 공부한 적이 있다.(제가 공부를 엄청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일까 겁이 나는군요)

 

강도 있는 세미나는 시작 시간부터 남다른 것에 있는 것 같다. 930분에 시작하는 세미나를 10시에 들어갔다. 발제 부수가 7부나 되었고 각자의 책상에는 ‘중국 고대 사상의 세계’와 각자의 다른 참고 할 책등 적어도 2권씩은 놓여 있는 것 같았다.

들어갔을 때 법가는 행동과학이며, 법가와 유가를 비교하며 게으르니가 발제문을 읽고 있었다. 그 다음 법가와 묵가, 원시적 묵가, ‘시경’과 ‘서경’, 베버와 짐멜의 이야기를 들으며 ‘도가, 유가와 법가는 그러니까 도가의 어깨위에 서서!’ 그런 느낌도 받았다. 슈워츠라는 학자가 마키아벨리와 법가를 분석하면서 각각 유세가와 모델 구축자라고 한 촘촘한 해석도 들었다. 전국시대의 지도와 연표가 빛내 손에 들려져 있었고 발제 중간 중간 빛내의 보충 설명도 곁들여졌다.

 

발표가 끝나자 튜터의 정확한 의미파악 공부가 이어졌고 동학들의 다른 이해와 질문과 생각을 나눈다. 이어서 빛내의 한비자의 (存韓), 산새의 (初秦見)등 발표가 있은 후 같은 진행이 반복되었다. 이렇게 세 사람의 발표가 끝나자 점심시간이 되었다. 점심식사 후 오후 수업이 시작되면서 튜터의 공지사항과 학이당의 의논할 사안을 논의하고 또한 개인적인 알려야 할 것들을 알리고 나서 다시 세미나에 들어갔다. 진달래의 (難言)(愛臣)(主道), 풍경의 (有度)의 발제가 있었다. 이렇게 해서 오후250분에 세미나가 끝이 났다. 3시에 요가 시간이 아니면 세미나를 계속할 분위기다. 발제는 더 많은 동학이 준비 했으나 다음 시간으로 넘어 갔다.

 

도대체 이들은 왜 이런 공부를 하는 걸까? 남 주기 위하여? 외로워서? 생계 준비를 위하여? 그렇다면 이들은 하필이면 공부를 할까?(何必曰學) 이런 의문이 들었다. 그 후 2013 축제 자료집을 다시 읽다가 이런 공부를 하는 건 아마도 어떻게 살아야만 하는가(何必曰生)를 예민하게 탐구하는 것으로 시작된 공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세미나 끝나자 나에게 소감을 물어본다. 이문서당을 하고 있으니 낯설지 않았으며 객임에도 불구하고 질문까지 하면서 재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즐거웠다.

새삼스레... 학이당 여러분 내년에도 홧팅! 이라고 외치고 싶지는 않다.^^

! 그리고 구름, 느티나무, 초록, 여울아의 이름도 불러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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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들처럼 치열하게 -단지

 

처음 경향신문에서 문탁 기사를 봤을 때, 나는 동양고전을 공부하리라 마음먹었다. 뜻글자인 한자가 매력 있기도 했고, 仁이니 心에 대해서 늘어놓은 공자, 맹자의 아리송한 말들을 내 맘대로 해석하는 것도 재밌고, 한때 한자를 좀 한다하며 까불던 시절이 있었기에.

 

문탁 홈피를 뒤적이다 <학이당>을 보았고, 전화를 해서 가도 되냐고 물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무식해서 용감했었다. 전화를 받는 분이 거긴 공부를 좀 하고 가는 게 낫지 않겠냐고, 굳이 동양철학이 아니어도 된다면, 마녀의 방이 어떠냐고 하셨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분이 노라님이 아니었나 싶다. 암튼 그렇게 문탁에 발을 디뎠고, <마녀의 방> 세미나에서 동양 서양 할 것 없이, 나의 얕디얕은 지식의 깊이를 발견하고, 또한 강호에는 참 무수한 고수들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함부로 안다고 하지 말아야 한단 걸 절실히 깨달았다. 그러다가 <이문서당>도 알게 되었고, 세미나가 아닌 강좌이라기에 냉큼 신청을 했다. 근데 여기 이 분들 ‘맹자’ 구절을 외우시네. 복습은 말할 것도 없고, 예습도 하시는지, 맹자의 말에서 비유와 함의를 읽어 내시네. 나는 글자읽기에도 허덕이고 있는데, 내 맘대로 해석이 웬 말, 대충 넘어가지를 않으신다. 알고 봤더니 그분들 대부분이 학이당 분들이란다. 뜨악!!!

그래서 이번 투어가 나는 무섭기도 했지만 무척 기대도 됐다. 신입생이 3학년 강의실을 가는 기분이랄까? 학이당은 문탁에서 치열하게 공부하기로 이름나 있지 않은가. 축제 자료집에서 본 에세이에서도 그들의 내공을 이미 확인하지 않았던가. 그러면서도 궁금했다. 그래도 내가 문탁에서 몇 해를 공부한다면 그들처럼, 아니 그들만큼의 모습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였다.

 

‘중국 고대 사상의 세계’라는 책과 ‘한비자’를 읽고 있었다.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 중 법가에 대한 수업이다. 여울아님이 축제 뒤라 수능 끝난 고3 기분이라고 하셨는데, 내 눈에는 10월의 고3 분위기였다. 이문서당처럼 사부가 해주는 대로 읽고, 따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기원전 혼란의 시기에 한비자의 정치 담론을 해석해 보고 추리해 보며, 오늘의 우리와 연결해 본다. 베버의 해석과 슈워츠의 해석을 번갈아가며 동양과 서양을, 과거와 현재의 관통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맹자의 말씀 중에 널리 배우고 이치를 깨달아서 관통하여 요약할 수 있어야 한다는 구절과 맞닿은 것 같았다.

 

또한 이문서당에서도 ‘맹자’를 읽고 있는데, 비슷한 시기에 이렇게 다른 사상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춘추 전국이라 하지만 맹자는 고요하기 이를 데 없어 이미 통일을 이루었나 싶을 지경이었는데 한비자의 사상은 치열하고 맹렬함까지 느껴진다. 시대의 맥락을 잊고 맹자만을 읽는 나는 한방의 깨달음을 맞은 것 같다. 오래된 도자기 감상과 비슷하게 고전을 읽어내기만 할 게 아니라,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 진정 도공의 참모습까지 알게 되고 그러면 도자기는 진열대 밖으로 나와 내 생활에 쓸 수 있지 않을까? 한비자의 정치 담론을 요약에 그치지 않고 계속 의문을 던지고 개념을 확인해 가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읽고 생각해 보는 과정이 깊으면 의문이 더 생긴다고 하지 않던가. 요즘 내가 그다지 의문이 없이 책을 보고 있기에 그 모습들이 더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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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이당은 소문만 빡센 곳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공부를 몇 해를 더하면 나는 저렇게 치열하게 생각하고, 관통할 수 있을까? 그러기위해 우선 글자읽기에서라도 벗어나기를.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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