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소

(106호)핑퐁처럼 오가는 ‘생명’에 대한 논쟁

2015.03.25 06:56

바로오늘, 지금 조회 수:807

[세미나투어 07]

핑퐁처럼 오가는 ‘생명’에 대한 논쟁




글 : 바로오늘+지금








한동안 뜸했던 ‘세미나투어’가 돌아왔습니다. <마녀의 방>에서 과학을 공부하고 있는 바로오늘님이 똑같은 커리의 ‘확장판’을 공부하고 있는 <마을교사아카데미> 세미나를 방문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마녀의 방> 튜터로 <마을교사아카데미>의 지금님이 계셔 엎친 데 덮친 셈 치고 지금님의 과학 공부에 대한 소회도 들어봤습니다. 과학강사 때려치우고 다시는 안볼 것 같았던 과학책을 다시 한 장 한 장 넘기며 이적의 노래 ‘다행이다’를 흥얼거리신다는네요^^ 그럼 두 사람의 ‘세미나투어’ 들어볼까요? <웹진팀>



우리는 가르치고 또한 배운다

사람들은 자신이 생명이라는 점에서 다른 미물들과 동일함을 잊고 산다. 이에 대해 학문적으로든 철학적으로든 수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만의 생각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꼭 답을 내지 않는다고 해도 말이다. 자신의 근원에 대하여 생각해 보는 그 ‘과정 자체’가 문탁네크워크에 있다. 바로 ‘생명’을 주제로 한 마을교사아카데미 세미나이다.

‘마을교사아카데미’라는 말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아카데미’라고? 그러면 학원인가? 그런데 교사 앞에 붙은 ‘마을’은 무엇일까? 그런 의문을 품고 있던 차에 ‘파지스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부하는 세미나가 매주 수요일 오후 1시 반, ‘생명’을 주제로 하는 ‘마을교사아카데미 세미나’임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이 ‘배우는’ 세미나라는 독특한 정체성에 비록 한 번의 참여지만 기대감을 숨길 수는 없었다. 문탁의 근원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선생님들과 함께 하는 세미나는 어떤 분위기일까?

‘마을교사 아카데미 세미나’에서 현재 공부하고 있는 내용은 다윈의 ‘진화’에 관한 내용이었다. 마녀의 방에서 공부하고 있는 내용이 요약판이라면 마을교사 아카데미의 내용은 실사판쯤 될까? 마침, 그 날은 과학 고전이라 할 수 있는『종의 기원』마지막 날이었다. 그 다음 커리큘럼을 보면 1300페이지에 달하는『다윈평전』도 포함되어 있다. 마녀의 방 세미나에서 과학 공부를 하고 진화론을 조금이나마 맛 본 입장에서 탐나는 커리큘럼이다. 혼자서는 결코 (그림도 딱 한 페이지 밖에 없는)『종의 기원』 같은 책을 읽기는 녹록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열 명에 달하는 세미나원들이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해진다.


과학의 재미를 느껴본 적이 있나요?

낯선 과학자 이름과 각종 과학 책의 이름이 여기저기서 툭툭 튀어나온다. 세션님은『허리 세운 유인원』이라는 책을 추천하며 적어도 300페이지까지는 읽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게으르니님은 동양사상과의 접목을 시도했다. 동화 속 이야기와 과학도 기가 막히게 연결되었다. 각자 자신의 전공분야와 다윈의 주장을 결합하여 생각하는 점이 놀랍기도 했다. 그날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으셨던 문탁님은 발제자의 노고를 잊지 않고 치하하셨다. 세미나의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집에서 나올 수가 없을 만큼 아픈 날, 기어이 세미나를 하러 나오게 하는 힘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얼마만큼의 책임감과 또 생물이 ‘흔적기관’을 남기듯 세미나에서 ‘흔적’을 남기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생명’ 세미나는 한 주 한 주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력’을 키워가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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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탁님은 『종의 기원』을 두고 내용이 어려워서 수월하게 먹을 수도, 그렇다고 중요해서 함부로 뱉을 수도 없는 책이라고 했다. 어렵지만,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부와 우리의 삶은 닮아있다. 하지만 우리는 살아있음을 지향하지, 그 반대를 지향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생명을 공부해가면서, 또 다시 한 차원 높은 ‘생명의 느낌’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세미나를 여러 개 하고 그 발제와 에세이 스케줄을 맞추려 힘들어 하는 나에게 다윈의 말은 단비같이 들렸다.


“생물이 다양해지는 것이 언제나 유리하다”. “어느 한 종의 후손이 구조, 체제, 습성 면에서 더욱 다양해진다면, 그만큼 자연의 조직에서 폭넓게 다양한 장소를 많이 차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도 더 불어나서 나아질 수 있을 것이다” 

(다윈의 『종의 기원』에서 )


지금에게 과학 공부란?

마을교사 아카데미는 작년부터 공동체 ('the common')에 대한 이론적 기반에 대한 고민에서 ‘오토포이에시스(자기생성-단지 환경에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자기를 만들어 내는 생명체의 근본기제)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러나 결국 오토포이에시스는 생명의 문제였고 우리는 다시 ‘생명이란 무엇인가’라는 문제를 공부하게 되었다. 생명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생명진화의 역사를 추적하는 것으로 공부의 방향을 잡고 시즌3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읽는 책들은 생물에 대한 기본 지식을 약간 필요로 해서 몇 십 년 전 기억들을 끄집어내야 하는 고역이 있지만, 대부분은 생명의 경이로움과 하등, 고등생물을 넘어서 모두를 동일성을 갖는 생명체로 이해할 수 있는 새로운 공부의 시간이 되고 있다.


다윈평전.jpg


  개인적으로는 교과서로 이해했던 지식들이 자연속 생명들 안에서 생생하게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는 새로운 공부였고, 전혀 예상치 못했던 흥미와 관심이 촉발되는 시간이 되었다. 더불어 올해 시작되어 참여하고 있는 마녀의 방도 과학세미나인지라 지난 몇 개월은 과학에 몸이 담가져 있는 느낌이랄까?ㅎㅎ 과학강사생활을 그만둔 후 과학은 나와 전혀 상관없는 분야인 듯 살아 왔는데 어느덧 전혀 다른 방법으로 과학공부를 하고 있는 내 모습이 새삼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기도 하다. 앞으로 어느 정도까지 과학공부와 연이 닿을지는 모르지만, 과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자 하는 동학들과 함께 과학 공부를 통해, 생명에 대한 이해를 통해 우리의 출발점인 'the common'의 문제를 풀어 가면 좋겠다.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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