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소

[세.친.소 02] - 루쉰세미나편

즐거운 고통에 빠진 15명의 ‘루쉰’정복대




글 : 봄 날








웹진에서는 ‘다른 세미나에서는 누가 무슨 책을 읽고 어떻게 공부하고 있을까?’하는 궁금증을 유발(?)하기 위해 ‘세미나 친구를 소개합니다’ (일명 세친소) 코너를 신설했습니다. 앞으로 웹진 독자 여러분들이 궁금한 세미나, 알리고 싶은 세미나가 있으면 웹진이 어디든지 찾아가겠습니다. (웹진팀)


명멸하는 <틈>의 고정물 사이에서 새롭게 태어난 <세.친.소>, 그 두 번째 주인공은 요즘 장안의 화제 세미나인 <루쉰 세미나>입니다. “세상에는 루쉰을 읽은 사람과 루쉰을 읽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유언비어를 자체 남발하는 <루쉰 세미나> 멤버들은 척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왜냐 하면 수요일 아침부터 평소 안하던 짓을 하는 사람들은 다 루쉬니언(루쉰을 공부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되니까요.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밥알이 입안에서 비집고 튀어나오건 말건 뭔가 내내 웅얼거리는 모습이라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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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이 채 끝나지 않은 작업대 위에 급하게 펼쳐놓고 뭔가를 적어 내려가는가 하면, 공부방에서도 코가 책상에 닿도록 열심히 숙제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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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세미나 시즌1은 <외침>, <방황>, <들풀>, <아침꽃 저녁에 줍다> 같은 루쉰의 주요작품들을 읽으며 ‘필사’ ‘암송’ ‘발제’ 등의 형식을 통해 내면으로 소화하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누구는 웅얼거리고 누구는 머리를 책상에 박아가며 쓰는군요.^^ 튜터인 문탁샘의 포스에 눌린 15명의 묘한 표정들을 제대로 표현할 말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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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저항의 ‘잽’을 날려보지만 코피 터지는 수가 있는 되돌아오는 펀치를 각오해야만 합니다. 제가 참여했던 시간에는 각자 올린 메모를 가지고 조별 토론을 하고 토론내용을 정리해서 쟁점이 되는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모두는 텍스트에서 자신의 질문을 어떻게 끌어낼 것인가를 고민하지 않고, 갑자기 자기의 질문으로 대뜸 들어가는 ‘외삽’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문탁샘의 지적을 받는군요. 이렇게 되면 뻔한 대답만이 오갈 뿐이라는 거죠. 가령, 청년 루쉰의 방황에 대해 작품에 드러난 기조에 대해 문탁샘은 적막을, 다른 이들은 ‘무변시대’라는 말로 받아들이는데, 루쉰이 당시 중국 청년들에 대해 ‘계몽’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주었던 영향을 루쉰의 특이성으로서 찾아보려는 것이 이번 시간의 핵심이었던 것 같네요.

<아Q정전>이라는 책 제목 정도밖에 모르는 기자로서는 ‘조화석습’(‘아침꽃, 저녁에 줍다’로 번역되더군요)에 드러난 루쉰의 문장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지만 세미나원 모두는 각자 무진 애를 써가며 던져진 질문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글은 꾹꾹 눌러쓰라는 말을 각자는 또 어떻게 받아들였을까요? 혁명가이자 사상가이며, 문학가이기도 했던 루쉰의 생애와 작품을 톺아보는 시즌1을 끝내면 그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까요? 당장의 메모 작성은 두통을 동반하고, 머리 속의 가지런한 정렬과는 달리 입안에서만 맴도는 루쉰의 문장, 거대한 파도처럼 위협해오는 에세이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구경꾼은 한없이 부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자, 루쉰에 빠진 그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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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아니면 상대 안하겠다. 관운이 많은 걸까요? 

여기서도 반장을 맡은 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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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수고>에서 밀려나와 어쩔 수 없이 들어오게 됐다는 그녀, 히말라야는 

‘꾹꾹 눌러쓴다’는 말을 열 번의 잔소리 끝에 이해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자신에게 잔소리를 하려면 

열 번은 해야 알아먹을 수 있으니 알아서 하시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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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에의 깊은 관심은 그녀를 따를 자가 없을 거예요, 게으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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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와 똑같이 <정철수고>에서 떨어져 나왔으나 

바로오늘은 ‘신사유람단’이니 ‘유학생’이니 하는 말로 자신을 표현하네요. 

그래서 신문물을 많이 접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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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여울아, 그녀의 호탕한 웃음소리를 듣지 못했네요. 이제부터 안웃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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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를 처음 만났을 때, 수줍어서인지 한 손 가득 손수건을 구겨넣고 

연신 이마의 땀을 찍어내던 애기같은 엄마가 

이렇게 또박또박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사람인 줄 처음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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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덤한 목소리, 군더더기 없는 움직임 속에 

거친 파도처럼 변화하고 있는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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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만의 세미나’라는 말을 쓸 수 없게 해주는 일인, 뿔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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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에 대한 토토로의 진지함과 열성이 루쉰세미나에서 열매맺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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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웹진팀에서 일했을 틀이도 

남못지 않은 공부에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 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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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촌철살인 유머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그런 그녀에게 이렇게 다소곳한 모습이 있을 줄이야. 

씀바귀는 글쓰기에의 욕망에 이끌려 찾아왔다고 했던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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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온몸으로 루쉰을 읽고 있는 고은이

“제가 어떤 의도로 글을 썼는지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는, 그런 글을 쓰고 싶어요.”



대부분의 친구들은 루쉰세미나에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자신들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역시 뼈를 깎는 고통이지만 텍스트를 꼼꼼하게 읽어내려가는 연습, 그 안에서 적절하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과정들을 거쳐 새롭게 변화될 15명의 루쉰세미나원들이 즐거운 고통에 겨워 지르는 가을하늘 같은 비명에 귀기울여 봅시다.^^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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