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소

[세.친.소 03] - '마녀의 방'편


문탁에 날아 든 

선물같은 마녀들소개합니다!





 글, 정리 : 히말라야










마녀의 방 세미나팀 인터뷰를 위해 세미나 시작하기 전에 서두른다고 바쁘게 문탁에 들어서려는데, 도라지님이 화장실 바닥을 열심히 닦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마침 이날은 마녀의 방 세미나팀이 문탁 공간의 청소당번인 날이었다. 청소를 마칠 때 쯤 슬그머니 마녀의 방 세미나팀 사이에 들어가 앉았다. 또 마침 이날은 세미나에서 읽기로 정한 마지막 텍스트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의 마지막 시간이었고, 각자의 에세이 초안까지 검토하는 바쁜 날이었다.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가 만들어 내는 신화들 속의 성적 취향이 맘에 안 들지만, 그래도 내용은 무지 재밌게 읽었다는 콩땅님의 우스개 소리에 모두 폭소를 터뜨리며 세미나를 시작한다. 세미나원들 사이에서 선물 세미나를 하면서 혼란스러웠던 부분을 마지막 텍스트인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가 정리해 주는 것 같아 좋았다는 의견들이 오고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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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최종 에세이만 남겨두고 있는 마녀들에게 그간에 진행되었던 선물세미나에 대해 어떤 소회가 드는지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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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땅 | 선물 세미나를 하면서 겸손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게 아는 게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 걸 많이 느꼈다. 며칠 전에 동네 친구가 집에 왔다가 내가 읽고 있는 책들을 흘끗 보더니 나보고 지적 허영이 심하다는 말을 했는데 그게 여운이 많이 남는다. 지금까지는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책을 선택해서 읽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골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우연적으로 다가오는 다양함 속에서 뭔가 깨달음이 있지 않을까. 내가 깨지는 것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을 넘어서야겠다. 일상에서 아나키스트가 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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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 사실 아는 대로 사는 게 너무 힘들어서, 알고도 모른척하고 닫고 살려고 했었던 적도 있다. 하지만 내 현실이 실제로 막막해지면서 더 이상 그런 모른 척으로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해져서 문탁까지 오게 되었다. 그동안 문탁생활을 하면서 여기저기서 주워들었던 이야기들의 근원에 대해 공부하고 정리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공부를 하면서 그동안 내가 고정된 틀에 매여서 세상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을 해야 하는 게 너무 힘들다.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는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인지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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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포핀스 |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에서 보면 말이 권력이 되지 않기 위한 장치가 있었다는데, 지금사회는 말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권력이 생기는 것 같다. 나도 뭔가 말하고 싶을 때가 있지만 그게 생각대로 잘 되지 않고 뭔가 말 잘하는 사람은 권위 있는 것 같고, 또 반대로 권위가 있는 사람의 말에는 반박하는 말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와 같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것은 대칭성인류학이었고, 동그라미의 비밀을 더 깊게 탐색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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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 남들 앞에서 내 글을 읽는 것이 너무 떨린다. (그는 자신의 에세이 초안을 읽으면서 감정에 복받쳐 울먹였다.) 증여론처럼 인류학적인 구체적인 사례들을 꼼꼼히 읽어나가는 것은 익숙하지 않아서 많은 인내가 필요했다. 공부를 하면서 일상 속에서 내가 의심하던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확인하게 되었고, 새로 피와 살이 돋아나는 것 같았다. 매일 매일 좀 더 나아지고, 좀 더 똑똑해지고, 더 견고해지고 싶다. 40대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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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 증여론을 읽으면서 느끼는 게 많았다. 그동안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해준 만큼 뭔가가 돌아오지 않았을 때 화났던 게 무엇 때문이었는지 알았다. 등가교환에 익숙한 나를 많이 반성했고,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되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나도 모르게 내가 익숙하게 하는 행동들이 전부 다 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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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 | 얼마 전에 <피로사회>라는 책을 읽었는데 참 답답한 느낌이 들었고 우리가 세미나 한 내용들과 어떻게 연결시켜 봐야하는지 고민이다. 나는 지금 너무 불안하게 사는 데 굳건한 공동체 안에서 살아가는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에 살았던 사람들이 너무 부럽고 또 만나보고 싶다. 세미나를 하는 동안 기본적인 내용들을 잘 몰라서 너무 어려웠다. 세미나를 마치며 자기를 스스로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내게 소중한 것들을 지키면서 자연스럽게 사는 주체적인 삶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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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 네그리 세미나로 문탁에 접속했는데, 이번 마녀의 방 세미나를 하면서 내가 이제 100일 쯤 된 아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책들을 빨리 읽고 싶어서 때론 좌절감을 느끼기도 했다. 지금은 겨우 한글 깨지는 수준이라고 생각하고 10~20년 정도 천천히 공부해야겠다.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땐 이렇게 어려운 책을 뭐하러 고생하며 읽나 싶었는데, 얼마 전에 호모쿵푸스를 읽는데 거기에서 내게 하나도 어렵지 않을 책을 뭐하러 읽느냐는 말이 이제는 마음에 깊이 와 닿는다.”

 

마녀의 방은 문탁 공부의 입문이라고들 말하곤 하는데 문탁에 발을 들인지 어언 4년차에 접어든 필자는 마녀의 방에서 세미나를 한 적이 없다. 그래서일까, 남들 다하는 밥당번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기까지 1년여가 넘게 걸렸고, 문탁공간의 청소가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기까지는 2년 가까이 걸린 것 같다. 헌데, 청소당번으로 화장실 청소를 하고 있는 도라지 샘의 자태는 아주 자연스러워 보였다. 그리고 인터뷰 중간 중간 세미나 팀원들은 서로에게 처음 마녀의 방을 시작할 때와 끝날 때의 표정이 정말 많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다. 또 사정이 생긴 몇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마녀가 다음 시즌 일리치 세미나에 함께 하기로 했고, 게다가 콩땅님과 도라지님은 이어가게 순환매니저도 해보겠다고 선뜻 손을 들었다. 이런 단기적으로(?) 눈에 보이는 효과(?)는 이번 시즌 마녀의 방 세미나 팀의 주제가 선물이었기 때문인 것인가, 아니면 원래 선물을 좋아하는 분들이 모인 것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달팽이 튜터의 해맑은 미소 때문인가. 그 비밀이 궁금한 동학들은 내친김에 이번 주 그들이 공개할 선물세미나의 최종에세이를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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