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소

(131호)문탁의 첫 걸그룹 <춤추노라>의 '여여'

2016.03.23 00:23

노라 조회 수:856

이 달의 웹진스타#3 : 여여의 후기

 문탁의 첫 걸그룹 <춤추노라>'여여'




 글 : 노 라










~ 아무리 찾아도 없다. 그녀의 사진이...그녀의 춤추는 사진이...

그 해 무선생이 유튜브에 올렸다는 글을 본 적이 있었는데... 무슨 제목으로 올렸는지 가물가물하다. 스타의 과거사진을 찾기가 정말 힘들다고 생각했다. 만약 누군가가 발견하시면 올려주시라.

  

요즘 히말선생이 파인애플이 공식 문탁 걸그룹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데, 실제로 나도 두어 번 들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문탁 2, 문탁에는 어느 요일 밤에 모여 색색의 천을 둘러쓰고 춤 명상을 하던 <춤추노라>라는 이름의 모임이 있었다. 생각해 보니 그 모임 참 훌륭하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는 문탁에서 그녀들을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녀들은 새선생, 노선생, 느선생, 인선생 (그녀는 가끔 나와 현란한 몸짓으로 우리를 주눅 들게 했다) 그리고 유일한 남자 무동인 무선생이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 이 글의 주인공 여여선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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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그 무렵부터 문탁에 나왔던 것 같다. 춤 시간에 맞춰 헐레벌떡 나타나 춤을 추고 사라졌다. 그 시절 문탁은 지금처럼 사람이 많지 않던 시절이라 무선생이 과학강좌를 한다고 하면 의리로 뭉쳐 다 같이 들어주고, 노선생이 세미나 매니저를 한다고 하면 또 같이 의리로 들어주던 따뜻한 시절이었다. 우리는 서로에 엮여 같이 강의를 듣고, 춤을 추고, 뒷풀이를 하곤 했다. 근데 믿어지지 않던 사실은 다 하나같이 몸치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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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여여선생은 우리에게 댄스 복이 없어 춤이 잘 안 되는 것인 양, 단체로 야들야들한 검은 댄스 복을 사자고 유혹했고, 우리는 흥분하며 샀다. 왜냐하면 그 때 댄스 복을 입고 오시던 바선생과 인선생의 춤은 우리가 보기에도 월등했기 때문이었다. 우리도 저 댄스복만 있으면 춤이 저절로 추어지겠지. 거금 이 만원을 그녀 손에 쥐어주고 그 날을 기다렸다. 그러나 그 후 우리의 모임이 왜 없어졌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한 번도 입어 보지 못한 야들야들한 블랙 댄스복 한 벌이 몇 년째 내 서랍장 안에 있다는 것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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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여선생과의 첫 기억은 이러했다. 어제 내가 그녀에 대한 글을 쓸 것임을 알려주자 그녀도 또한 이 기억을 제일 먼저 떠 올리며 함께 웃었다. 그 이후에 그녀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본적은 없지만, 그 후 문탁 어디에서나, 어느 사진에나 빠짐없이 그녀가 등장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지금은 없어진 문탁 텃밭에서 배추를 묶고 있거나, 장터에서 활짝 웃으며 옷을 구하고 있거나, 김장에서 간을 맞추거나, 고전 암송 팀에서 3등상을 수상하거나, 주방에서 믹서기를 잡고 있거나, 탈핵 행진에서 북을 두드리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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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 녹색다방원이 아니면서 不得已하게 탈핵집회에 다녀오셨다는, 드물게 사진 한 장 없던 후기(http://www.moontaknet.com/mt_765kv_board/846583)13개 넘는 댓글을 보며 여여선생이 <이달의 웹진스타>로 선정되셨음을 알린다. 잔잔한 표정과 글로 읽는 문탁인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그리고 탈핵시위 참가 대기자 세 분을 확보해 놓으시는 능력을 보여 주셨다.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할 말 다 하신다는 엄지의 증언과, 개그맨보다 웃기고, 젊음이 느껴진다는, 심지어는 공부의 내공이 느껴지다는 고백들도 있었다. 언제나 준비 되어 있는 녹색다방원 여여선생! 출발은 춤이었으나 그녀의 요즘 행보는 녹색당의 대의원이다. 지난겨울 어느 눈 오는 날 탈핵집회에서 녹색당에서 준비한 <기후협약>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한수원에 취직한 작은 딸이 걱정된다고 하시며, 한수원이 원자력이 아니라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개발하는 회사로 바꿔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말씀해주셨던 여여선생, 앞으로 몇 년 뒤에도 여여선생의 행보를 따라 글을 쓸 날이 올 것 이라 기대한다.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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