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친소

(153호)미친(美親)암송단을 소개합니다.

2017.02.06 15:15

세콰이어 조회 수:365



[세친소08] - 미친암송단

시끌시끌 미친(美親) 암송단



글:세콰이어







세미나 친구를 소개합니다라는 주제로 원고 청탁을 받았을 때 대략 난감했다. 여기서 말하는 세미나란 미친(美親) 암송단을 가리킨다. 다소 과격한 이름의 미친 암송단을 과연 세미나로 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일단 세미나 형식이 여타의 세미나들과 다르다. 세미나 시간은 30분이며, 책은 필요하지 않다. ‘암송단이기 때문에 책 내용은 머릿속에 완벽히 넣어놓고 와야 한다. ‘우와하는 감탄과 경외감이 든다면 매주 목요일 1시에 파지사유에서 하는 미친 암송단세미나로 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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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암송단의 유래는 2016년 수행에서 비롯된다. 게으르니, 씀바귀는 수행 주제로 중용암송을 선택했다. 이후 세콰이어, 깨알이 합류했고 축제가 끝나고 본격적인 미친 암송단의 출범과 함께 인디언, 토용이 합류했다. 반장은 자연스럽게 게으르니가 맡았다. 각각의 인물 면면을 보면 짐작이 가겠지만 고분고분한 사람이 없다. 반장이 한마디 하면, 열 마디로 응수한다. 친구란 잘못을 지적하는 관계라고 하지만 반장의 제안에 단 한 번도 순응하지 않고 토를 단다. 이러니 일반적인 형식이 아니며 다소 공격적(?)인 친구들의 세미나인 미친 암송단을 어떻게 소개할지 대략 난감했다.


요즘 화두는 세미나 후기를 쓸 것과 우리의 암송을 문탁 사람들과 어떻게 나눌 것이냐는 문제다. 몇 주 전에 게으르니는 세미나 후기를 쓸 것을 제안했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말들이 터져 나왔다. 매번 똑같은 내용일 텐데 후기를 쓰는 것이 의미 있을까? 왜 꼭 후기를 써야하지? 등등. 지난주에는 암송을 비틀즈의 ‘Let It Be'에 맞춰 노래로 하거나 랩으로 구사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여기저기서 또 반론이 나온다. 원문을 어떤 방식으로 암송을 하던 듣는 사람은 재미없다. 왜 꼭 다른 사람에게 보여줘야 하나? 등등. 무엇하나 의견일치를 보기 힘든 미친 암송단이다. . 쓰다 보니 왠지 미친 암송단’을 디스하는 것 같아 뒤통수가 따끔거린다. 그래도 미친 암송단친구들을 떠올릴 때면 이런 반골기질만 떠오른다.


이렇게 반장과 엇박자를 내지만 서로에게는 든든한 도반(道伴)이다. 만약 혼자 암송했다면 대학, 중용을 암송할 수 있었을까? 매일 일정분량을 외워야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친구들과 함께 하기 때문에 호흡을 놓치면 분량이 누적되어 점점 보조를 맞추기가 힘들다. 그래서 매일 정해진 분량을 외우고, 녹음하여 카톡으로 파일을 공유한다. 누군가 내 파일을 듣는다고 생각하면 녹음에 신경 쓰게 마련이고, 녹음을 잘 하기 위해서 암송이 입에서 술술 나오도록 연습한다. 이렇게 미친 암송단친구들과 대학, 중용을 함께 암송했고 올해는 맹자암송에 도전할 계획이다. 그리고 맹자가 끝나면 논어를 암송하여 사서(四書) 암송에 도전할 것이다. 아마 사서(四書)를 암송하는 동안 그녀들의 입에선 여전히 다양한 이야기가 넘칠 것이다. “분량이 너무 많아.” “좀 쉽시다.” “잊어버렸으니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외워 보는 것은 어때?” 등등. 갑자기 궁금해졌다. 우리는 왜 암송하는 것일까?


고미숙 선생님은 호모 큐라스에서 낭송을 하면 우리의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진다고 하지만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자유로워지는 것이 어떤 것인지, 낭송이 그런 효과가 있는지 아직은 모르겠다. 내가 암송을 하는 이유는 묘한 쾌감이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잘 외워지지 않는 낯선 문장이 수십 번 반복해서 읽고, 암송하다보면 어느 새 내 입에 착 붙는 경지가 온다. 잘 외워지는 암송의 구절은 생각하기 전에 먼저 입에서 흘러나온다. 나는 그런 경지를 즐긴다. 때로는 내용도 모른 채 원문만 기계적으로 암송한다. 암송하다보면 뜻을 파악하게 될 때가 있다. 암송은 본문의 뜻을 명확하게 해 주고, 오래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토용은 암송의 의미를 배운 것을 복습하는 데 둔다. 그러나 경계의 목소리도 있다. 씀바귀는 암송을 한 지 6개월 정도 되다 보니 기계적으로 외우는 것 같다는 반성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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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암송단은 다양한 목소리 속에서 계속해서 출렁일 것이다. 게으르니의 계획대로 암송 유랑단공연을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이고, 열정적인 깨알의 과다한 암송 분량 투척으로 반발의 목소리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계속하는 이유는 텍스트 이해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 이상의 경지는 더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경험이 생기면 그때는 내가 자진해서 문탁 사람들과 공유하는 글을 쓸 것을 약속한다. |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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